2024년 회고
1분기
운동
3월 무렵, 입사한지 4달 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매일매일 앉아서 일만 하다보니 몸이 뻐근하고, 퇴근하면 뭘 할 힘이 없었다. 그래서 회사에서 지원해주는 자기개발비를 이용해 헬스장을 다니기 시작했다.
확실히 나는 혼자 다니는 헬린이인데, 헬짱들이 쳐다보는게 부끄러워서 일부러 재택하는 날에는 무조건 아침에 일어나서 운동을 갔고, 회사에 출근하는 날은 저녁 늦게 갔다.
그렇게 한 달 정도 사람 없는 시간에 운동을 하다보니,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운동하는지 궁금해져서, 사람이 많은 7시 ~ 8시 사이 타임에 운동을 가기 시작했다.
내가 헬짱이 된건 아니지만, 나도 다른 사람들이 운동하는게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그 사람들을 보면서 눈으로 운동을 더 배우게 된 것 같다.
아무튼, 운동을 시작한건 올해 들어서 가장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몸이 건강해야 일을 오래할 수 있고, 오래 일을 한다는건, 돈을 오래동안 벌 수 있다는 것이니까 말이다. (그래도 빨리 많이 벌고 편하게 살고 싶다…)
스터디
회사에서는 아침 10시 ~ 11시까지 스터디 시간이 주어진다. 당시에 대표님과 CTO님이 여러 스터디를 기획해서 하고 싶은거 골라 들으라고 했는데, 신입은 가능한 들으면 좋다고 했다. 그렇게 짜여진 나의 스케쥴은 다음과 같다.
회사에서 진행하는 스터디
- 월 : 코틀린 코루틴 : 딥 다이브
- 화, 목 : 알고리즘
- 수 : 읽고 나면 쉬워지는 자료 구조
외부 스터디
- 목 : 알고리즘
- 토 : 코틀린 인 액션
- 일 : Effective Java 3/E
미친 일정… 나는 일주일에 책 4권을 읽고 있었다. ‘회사에서 코틀린 쓰는데, 왜 자바 공부함?’이라고 하면 할 말은 없지만, 그래도 코틀린 개발자여도 자바는 알아야지 더 잘 쓸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렇게 나는 결국…
2분기
번아웃
번아웃 미친거 또 왔네, 진짜 또 와버렸다. 작년에도 번아웃이 와서 멘탈이 안 좋았었는데, 이번 번아웃은 정말 강력했다. 정말 오랫동안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억지로 스터디를 끌고가는 것보단, 내 정신 건강이 우선이라 생각이 들었고, 과감하게 진행하던 모든 스터디를 그만뒀다. 작은 결정은 아니었지만, 어떻게 보면 나비 효과라고 생각한다.
나는 한 달 정도 공부를 하지 않고, 쉬면 충분히 나아질 줄 알았다. 하지만, 계속 쉬다보니 노는게 너무 재미있어졌고, 공부에 손이 잘 가지 않게 되었다.
그렇게 나는 오랜 시간동안 공부와 단절하고, 도파민에만 찌들어 살기 시작했다. 지금은 다시 스터디를 하고 있지만, 책에 있는 글이 눈에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다. 저 때 모든 스터디를 포기하는게 아니라, 하나라도 잡았더라면, 지금과 같지 않았을텐데, 많은 후회가 된다.
지금이라도 정신차리고 꾸준히, 그리고 부담가지 않을 정도로 공부를 해야겠다.
정규직
인턴 6개월 노비 생활을 청산하고, 드디어 정규직이 되었다. 그렇게 나도 드디어 새로운 프로젝트를 맡을 수 있게 되었다. 이 프로젝트는 사내 지원 도메인에 속하는 디플로이 관련 프로젝트였다.
이 프로젝트는 스타트업 특성상 빠른 배포가 생명이라, PR이나 리뷰가 따로 존재하지 않았다. (그래도 지금은 여유가 생겨 머지 리퀘스트가 도입되었고, 머지 마스터의 Approve를 받아야 올라갈 수 있다.)
때문에, dev에 배포될게 prod에 배포되는 어이없는 일도 발생했다. 이런 실수를 줄이고자 ‘딸깍’ 한 번이면 배포가 되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프로젝트였다.
이 과정에서 개발자가 나에겐 천직이라는게 느껴졌다. 복잡하진 않았지만, 처음으로 효율적인 개발에 대해서 많이 고민할 수 있었고, 동시성에 대해서도 고민하면서 코루틴에 조금 더 익숙해져가고 있다는게 느껴졌다.
회사에서 사용하는 10개 이상의 프로젝트가 동일하게 동작할 수 있도록 사실상 하나의 프레임워크를 만들었다. 내가 만든 모듈이 모든 프로젝트에 주입되는걸 보고 기쁘게 느껴졌다.
3분기
팀 이동
회사에 신입이 들어오고, 점점 사람이 많아져 나는 다른 팀으로 이동하게 되었다. 강제로 이동된건 아니고 내가 희망했다. 그 팀이 인프라 쪽으로도 더 배울게 많을 것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팀장님이 퇴사하시고, 새로운 팀장님이 오게되었다. 이 때부터 회사 및 팀 문화가 점점 발전하고 있다는걸 느꼈다.
회사에서는 10시 ~ 11시까지 스터디 시간이 주어졌는데, 이전 팀에서는 그냥 일만 주구장창 했다. 하지만 새로운 팀장님이 오시고 나서부터 그 시간을 제대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잊고 있던 공부의 감을 다시 잡을 수 있었고, 번아웃도 확실히 없어진 것 같고, 재미있었다.
새로운 팀장님은 일을 할 때, 케어를 많이 하지 않았다. 코드를 짜고, 팀장님이 한 번씩 봐주면 내가 몰랐던 지식들을 하나씩 알려주셨고, 개인적으로 성장도 많이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4분기
4분기에는 큰 이슈가 없었다.
올해 배운 것
회사도 점점 레거시를 버리고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면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이전에는 직급이 중요해서 직급으로 불렀지만, 이제는 ~님으로 부르는게 문화가 되었고, 새로운 기술도 적용하고 도전하면서 트렌드에 잘 맞춰간다는게 느껴졌다.
나도 이제 어리다고 할 수 없다. 어디가서 막내 취급을 받아도 회사에서는 한 명의 개발자로서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자각해야겠다. 누군가에게 모르는 것을 물어보는 사람보단, 내가 그 지식을 미리 갖추고 알려주는 사람이 되고싶다.
기획팀과의 소통을 할 때, 내 소프트 스킬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 비개발자의 눈높이에 맞춰 이야기하는 것이 아직 어렵게 느껴지는 것 같다. 개발 서적 뿐만이 아닌, 소프트 스킬에 대한 서적도 읽으면서 말하는 스킬을 더 높여야겠다.
내년 목표
- 회사
- 상반기에 승진하기
- 하반기에 이직하기
- 운동
- 꾸준히 하기
- 공부
- 한 달에 개발 서적 한 권씩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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